우리는 같은 날 우리가 같이 살던 베를린을 떠나기로했다.
그날은 우리가 서로를 떠나는 날이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부터 같이 살았던 우리는
베를린에서 각각 뉴욕으로 런던으로 멀어지게 됐다.
우리는 우리가 결정한 일임에도
이해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고
우리 왜 헤어지는거지?
라는 의문과
벌어져야 하는 일이야.
라는 결론은 반복됐다.
떠나기 전 일주일 내내 우리는
실실 웃으며 괜찮다가도
뜬금없이 울었다.
누구든 한쪽이 먼저 울면
둘이 같이 엉엉 울었다.
아이처럼 입을 벌리고 바보같이 울었다.
그는 언제나 무슨 이유에서건
내가 울면 같이 울던 사람이었다.
언제나처럼 빈 페트병이 된 생수병을
한병에 7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빈 페트병을
모아서 슈퍼에 가져가려고 가방에 담다가
그는 단소를 불 듯 빈 페트병을 불기 시작했다.
후 후 푸 푸
울리는 소리를 내다가
틀어진 각도에 바람이 새는 소리가 나기도했다.
나도 재밌어서 따라 불다가
둘이서 빈 페트병을 부는 모습과
바람이 새는 그 소리가
너무 예뻐서 울음이 터졌다.
웃다가 펑펑 우는
그런 아름다운 것은
그 때부터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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