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0일 일요일
2019년 3월 6일 수요일
친구의 친구가 서울지사에서 일하게되어 한번도 본적도 없는 사람에게 서울구경을 시켜줘야했다. 영어주소를 나에게 주었는데 네이버맵이 위치를 잘못 가르쳐주어 나는 을지로4가역에, 그 사람은 을지로입구역에 있었다. 전화로 그냥 거기 있으라고 했는데 방법이 있다며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왓츠앱 위치공유 기능을 켜보라고했다. 서로의 방향을 향해 걷다가 만나자고했다. 우버 두대처럼 그 사람과 나의 사진이 담긴 동그라미 두개가 떠있었다. 오분동안 그렇게 아무 메세지도 없이 성큼 성큼 가까워지는 동그라미만 보면서 걷는데 뭔가, 귀여웠다. 걷다보니 어느새 동그라미가 겹쳐져 있어 지나쳤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는데 미세먼지 속을 헤엄치며 나와같이 핸드폰을 코앞에 두고 걷는 한 사람이 보였다. 손을 번쩍 들어 흔들었고 서로 헬로, 헬로 했다. 귀여운 기술이다 증말.
우리는 같은 날 우리가 같이 살던 베를린을 떠나기로했다.
그날은 우리가 서로를 떠나는 날이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부터 같이 살았던 우리는
베를린에서 각각 뉴욕으로 런던으로 멀어지게 됐다.
우리는 우리가 결정한 일임에도
이해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고
우리 왜 헤어지는거지?
라는 의문과
벌어져야 하는 일이야.
라는 결론은 반복됐다.
떠나기 전 일주일 내내 우리는
실실 웃으며 괜찮다가도
뜬금없이 울었다.
누구든 한쪽이 먼저 울면
둘이 같이 엉엉 울었다.
아이처럼 입을 벌리고 바보같이 울었다.
그는 언제나 무슨 이유에서건
내가 울면 같이 울던 사람이었다.
언제나처럼 빈 페트병이 된 생수병을
한병에 7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빈 페트병을
모아서 슈퍼에 가져가려고 가방에 담다가
그는 단소를 불 듯 빈 페트병을 불기 시작했다.
후 후 푸 푸
울리는 소리를 내다가
틀어진 각도에 바람이 새는 소리가 나기도했다.
나도 재밌어서 따라 불다가
둘이서 빈 페트병을 부는 모습과
바람이 새는 그 소리가
너무 예뻐서 울음이 터졌다.
웃다가 펑펑 우는
그런 아름다운 것은
그 때부터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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