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0일 일요일

발레학원을 들렀다 선학역으로 가느라 오늘은 개봉역이 아닌 계양역을 거쳐 갔다.  
계양역으로 가는 공항철도 안에는 실시간으로 비행스케쥴이 나오고있었다. 
중국도시들과 러시아도시들을 보며 별 감흥이 없었는데 그 사이에 파리를 보고 여행하고 싶어져서 우울했다.  
내가 지금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고 있는 길이었으면. 하면서. 
반년안에 뉴질랜드로 향하는 그 길을 벌써 상상하기도 하면서.
엄마에게 새로찍은 증명사진을 한 장 주며 졸업하고 뉴질랜드에서 일년간 살다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는 또 여행병이 도졌나보다 했다. 아니거든, 현실도피거등. 라고 대답을 하고 뻘쭘해졌다.
집으로 오는 길 고속도로를 타면서 콘서트장으로 향하던 벨기에의 도로가 생각났다.
거기엔 이런 거대한 화물트럭이 엄청 많았지. 폴란드트럭이 가장 많았어. 번호판이 특이한 차들을 찍었었지. 앤트워프로 가는 길엔 커피공장이 있는지 커피향이 강하게 풍기는 구간이 있었지. 같은 길을 수십번 지나면서도 거기가 어딘지 전혀 감이 없는 나에게 화를 내곤 했는데. 길가에 말들과 양들도 많았고. sheeps라고 하면 그런 단어는 없다고 웃었었는데. 풍차의 거대한 날개가 트럭에 실려가는 모습도 봤었고, 가끔 지나가는 엄청 멋진 빈티지차들 구경도 쏠쏠했는데. 도시들을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갈색 그래픽 간판도, 사슴이 한 번도 튀어나온 적은 없지만 달리는 사슴이 그려진 간판도.
여행병이 도진 것이 분명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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